윤창호법 위헌 이후 음주운전 재심 통한 감형 성공 사례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벌칙)

① 제44조제1항 또는 제2항을 2회 이상 위반한 사람(자동차등 또는 노면전차를 운전한 사람으로 한정한다. 다만,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은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위 조항은 일명 ‘윤창호 법’이라고 불리던 조항입니다.

기존 음주운전 3회 이상 적발 시 징역 1~3년 또는 벌금 500만~1000만 원으로 처벌하던 것을 음주운전 2회 이상 적발 시 2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며 가중처벌의 무게를 큰 폭으로 늘렸습니다.

운전자들의 반발도 있었지만, 음주운전으로 인한 인명피해를 줄여야 한다는 시각에 따라 결정된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위 법이 기간과 무관하게 무조건 음주운전을 2회 이상 저지른 사람이면 모두 가중처벌을 한다는 점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2000년에 처음 음주운전을 한 뒤, 그 이후로 단 한 번도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던 사람도 2022년에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될 경우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20년이면 강산도 두 번 변할 만큼 긴 시간인데, 무차별적으로 가중처벌을 하는 것이 타당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결국 헌법 재판소는 위 조항이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위 조항 자체가 헌법에 합치하지 않기 때문에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윤창호법 위헌 결정이 내려진 이후, 법원에는 음주운전 재심 신청이 빗발쳤습니다.

위 조항에 따라 징역형 등을 선고받았던 사람들이 윤창호법 위헌 결정을 근거로 처벌 수위를 낮추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윤창호법 위헌을 바탕으로 음주운전 재심을 청구해 의뢰인의 처벌 수위를 절반으로 낮춘 사례가 있어 소개하고자 합니다.

2회 이상 음주운전으로 인해 가중처벌을 받게 된 의뢰인의 입장에서 처벌 감경을 이끌어 내기 위해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사건의 개요

A씨는 과거에 몇 차례 음주운전을 저지른 전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윤창호법이 시행된 이후 다시 한 번 음주운전을 저질렀습니다.(제1사건) 가중처벌 대상이었기 때문에 실형이 선고될 수 있었고, 결국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판결을 받게 되었습니다.

집행유예 기간 도중 다시 음주운전을 하고, 이에 대해 실형이 선고될 경우 기존 집행유예 선고가 실효됩니다. 즉 본래 집행되었어야 할 1년 6개월의 징역이 그대로 집행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A씨는 제1사건의 집행유예 기간이 끝날 때까지 음주운전을 하지 않도록 한층 더 주의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다시 한 번 음주운전을 하고 말았고, 이 때문에 다시 법정에 서서 이번에는 집행유예 없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습니다. (제2사건)

결국 이로 인해 기존에 제1사건으로 받았던 집행유예 판결이 실효되면서 징역 1년 6개월을 살아야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되었고, 이번에 제2사건을 통해 새롭게 선고받은 징역 1년 6개월이 더해지면서 총 3년간 수감 생활을 해야 하는 입장에 놓이고 말았습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에 따라 음주운전 재심을 청구했고, 해당 청구가 받아들여졌습니다.

윤창호법 위헌 결정 이후 이정도 변호사의 조력

A씨가 1년 6개월 가량 복역하고 있던 시점에 헌법 재판소를 통해 윤창호법 위헌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이정도 변호사는 이를 근거로 A씨가 제1사건으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를 받았던 사건에 대해 재심을 청구했습니다.

재심 결과, 기존과 같이 집행유예 판결이 나오게 되었는데, 이렇게 될 경우 제1사건에 대한 판결이 제2사건에 대한 판결보다 시간적으로 뒤에 위치하게 됩니다.

본래 제1사건 판결로 집행유예가 선고된 뒤 제2사건에서 실형이 확정되는 바람에 제1시간의 집행유예가 실효된 것이었는데, 제2사건 판결 이후 제1사건 판결이 내려지게 된다면 제2사건 판결은 제1사건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제2사건에서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되었고 그 이후 제1사건에 대해 집행유예가 선고된 것이기 때문에 A씨에 대한 처벌이 징역 1년 6개월(제1사건) + 징역 1년 6개월(제2사건)이 아니라 징역 1년 6개월(제2사건) + 집행유예(제1사건)으로 결정되는 것입니다.

총 3년이었던 복역 기간이 1년 6개월로 줄었고, 재심 청구 당시 이미 A씨는 1년 6개월 가량 복역을 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결국 최종 석방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윤창호법 위헌 사실과 음주운전 재심을 통한 선고 시점 변화를 적절히 이용해 가장 합리적인 방향으로 결과를 이끌어 낸 사건이었습니다.